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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을 얼마나 믿으시나요?
작성자 비공개닉네임 (106.240.X.90)|조회 28,843
http://ns2.wetoday.net/bbs/board.php?bo_table=love&wr_id=4833 주소복사   신고

안녕하세요,
 
30살 서울 거주 기혼 여성으로 신랑과는 세 살 차이가 납니다.
 
결혼한지는 햇수로 4년차, 한 달 반 후면 꽉 채운 3년이 되네요.
맞벌이구요, 올 초까지 피임을 했고 이제 애기를 가지려고 노력 중입니다.
 
지극히 평범한 부부에요.
경제적으로도 둘 다 잘 버는 편이라 여유롭고,
양가 모두 평범한 집안에 저희에게 손 내미는 것 없으시고
'너희 둘이 재미나게 잘 살아라' 주의시라 시댁/처가 스트레스도 전혀 없습니다.
 
주변에서도 똑똑하고 야무진 신랑 만나서 부럽고, 편한 시댁 만나서 팔자가 늘어졌다고 할 만큼
제 지인들에게도 부러움을 사고 또 저 스스로도 만족할 만한 결혼생활인 것 같아요.
 
 
 
작년 즈음부터 신랑 회사 업무가 변경이 되어 동남아쪽 지역권을 담당하며 출장이 잦아졌습니다.
주로 일본, 필리핀, 싱가폴, 태국, 인도네시아 등을 가게 되고 비교적 가까운 거리이다보니
출장도 짧고 잦게 (1박 2일에서 최대 일주일 정도?) 다닙니다.
 
주변에서는 장난 반으로 '남자가 한 눈 팔기 딱 좋은 코스이다.', '신랑 감시 잘 해야 한다.' 등 뭐 짖굳은 농담들도 많이 들었는데, 제가 순진한건지 어쩐건지... 귓등으로 들었네요.  신랑을 그만큼 믿었거든요.
유흥문화도 썩 즐기지 않는 타입이고 (술은 마셔야 할 상황이면 마시지만 딱히 즐기지 않아서 절주를 칼 같이 하고, 담배는 전혀 안 함.) 오히려 여자들처럼 맛있는 곳 찾아다니며 먹고, 도란도란 얘기하는 것 좋아하고... 여튼 전형적인 모범생 & 선비 스타일이거든요.
 
그러던 중,
작년 가을인가... 에 일본 출장에서 모르는 여자 두 명과 맥주 한 잔 하는 사진을 찍고
관련해서 메일을 주고받은 걸 우연히 저에게 들켰어요.
 
그 날 그럴려고 그랬는지 아님 이게 흔히 얘기하는 '여자의 촉' 이런건지,
외출을 다녀와서 컴퓨터를 하는 신랑에게 잠깐만 비켜달라고 개인메일을 확인해 봐야겠다고 했어요.
(전 집에서는 거의 컴퓨터를 하지 않습니다. 회사에서 전화에 컴퓨터에 너무 시달리다보니 집에 오면 쳐다도 보기 싫더라구요.)
 
어쨌건 신랑은 자리를 비워줬고, 네이버 새 창을 띄우니 신랑 메일 계정이 로그인 된 상태이더라구요.
(이건 왜 그런건지 아직까지 잘 모르겠어요.)
 
호기심에 메일을 들어가보니 수 많은 스팸들 중 유일하게 클릭된 '오빠~ 사진 보내요.' 뭐 이런 제목의 메일이 있길래 저도 몰래 훔쳐봤죠.
첨부 파일로 일본 도쿄타워 꼭대기에서 양 옆에 여자 두 분과 동일한 포즈로 즐겁게 찍은 사진이 있었어요.
앞에는 비우다 만 맥주잔... 이 있고.
 
출장 갔었을 때 친구나 후배를 만났다는 얘기가 없었는데... 이게 뭘까...
순간 이상한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어 메일 본문을 확인하니, 이제 짐 싸고 떠나려고 한다. xx 언니는 잠 들었다.  언니 내일 비행있다고 하니 피곤할꺼다.  만나서 반가왔다.  뭐 이런 평범한 내용의 글이 짧게 두어 줄 써 있었어요.
(우연히 만나서 합석? 하게 된 사이 같았어요.)
 
갑자기 눈 앞이 캄캄해지면서,
구역질이 날 꺼 같은 기분이 들대요.
 
'내가 이 남자... 너무 믿었던 걸까...'
 
혼란스럽기도 하고.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신랑을 불렀죠.
여기 좀 와 보라고.
이 메일 뭐냐고.  이 여자들 뭐냐고.  당신 도대체 밖에서 어떻게 하고 다니는 거냐고.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던 상황이,
입 밖으로 얘기를 꺼내자마자 머릿속에 인지가 되더군요.
 
'이런 게 바람이구나.'
 
 
 
도쿄타워에서 우연히 한국말이 들리길래,
여행 정보를 공유하다 맥주 한 잔 같이 한 사이일 뿐이래요.
기념이라고 같이 사진도 두어 장 찍었나 보더라구요.
 
뭐, 그럴 수도 있겠죠.
혼자 출장을 갔으니 미팅이 없는 저녁에는 혼자 밥 먹기 쓸쓸했었을수도 있구요,
회사에서 넉넉한 일당이 나오니 이러저러해서 만나게 된 사람에게 맥주 한 잔 사 줄 수도 있겠죠.
 
그런데 이 일로 제가 상처를 받은 건 뭐냐면요.
신랑은 적극적으로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거에요.
 
제가 울고 불고 안방에 문을 걸어 잠그고 들어가서 당신 못 믿겠다고 괴로워하는 동안,
제 안의 온갖 추악한 상상과 생각들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나를 괴롭히고 내 마음을 멍들게 하는 동안,
신랑은 단 한 차례도 미안하다고 싹싹 빌지 않았어요.
 
'오해하게 해서 미안해.  하지만 당신이 생각하는 어떠한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
 
뭐 이런 담백하고 어찌 보면 쿨한 (그래서 잔인한) 사과가 전부였죠.
(아마 신랑은 사건을 더 크게 불리고 싶어하지 않는 마음에서였을거에요.)
 
나중에 둘이 터놓고 얘기 좀 하자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당신이 무섭다고.
 
내가 이거 뭐냐고 물어봤을 때,
당신 표정이 어땠는 줄 아냐고.
 
'아, 들켰네.' 이런 죄책감을 느끼는 표정이 아니라
완벽하게 속이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그래서 결과적으로 나를 힘들게 했다는 것에 대해) 자존심이 상한 표정이었다고.
 
그래서 당신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신랑은 그런 거 아녔다고,
마음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구요.
 
화해는 했을지언정 전 몇 주간을 문득 엄습해 오는 이상한 상상들 (둘이 호텔방에 있었을까, 남편은 설렜을까? 뭐 이런 류의 생각들) 로 혼자 있을때면 훌쩍훌쩍 자주 울고 다녔죠.
 
뭐 그렇게 저렇게 또 똑같이 지내다가,
지난 주말에 우연히 신랑 핸드폰을 보게 되었어요.
 
스마트폰이라 어플이 뭐뭐 깔려있는지 보다가,
또 이메일을 보고 싶더라구요.
(위 사건 이후로 아마 100% 신랑을 신뢰하지 못하나 봐요.)
 
네이버 메일은 로그인 설정이 안 되어있고,
지메일은 연결이 되더군요.
 
회사 메일 몇 개 백업 받아놓은 것들 사이로,
카톡을 텍스트로 받아놓은 메일이 서너 개 보였
 
거기서 알게 된 사람들인 것 같은데,
어떤 사람과는 (40대 여자분) 그 분이 올리신 소설에 대해 즐겁게 읽고 있다, 애독자이다, 뭐 이런 평범한 얘기... 를 나누었고.
다른 이십 대 중반 여자와는 왜 요즘 앤메를 안 하냐며 맛집 관련해서 정보 공유... 뭐 이런 얘기들을 나누었더라구요.
 
딱히 작업이랄꺼까지는 없었지만...
 
모르는 여자들과 온라인으로 만나서 카톡을 하고,
정모 후기 사진들을 공유 받는다...
(신랑은 불참.  그 회만 불참한건지 아님 전혀 오프라인 모임은 안 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도대체 이 사람의 심리는 뭘까요?
이건 제가 짚어 넘어가야 하는 부분일까요? 아님 그냥 그럴수도 있지... 라고 넘겨야 하는 부분일까요?
 
더불어,
제가 어디까지 신랑을 믿어야 할까요?
 
여러분들은 어디까지 본인의 배우자를 믿으시나요?
 
마지막으로,
'바람' 의 경계선은... 도대체 어디일까요?
 
저요,
진심으로 혼란스럽고, 또 두렵습니다.
 
 
글이 길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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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강아지
 180.69.X.62 답변
남자들 다... 그렇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내 남자는 아닐거다..?
안걸린것 뿐일 겁니다 안마나 유흥은 한번 즐기고 끝이니까요
상처를 많이 받으셨겠습니다..
남자들 참 이상한 동물이죠 ㅎㅎ

저도 제가 가끔 이상하니까요
잘못도 느끼지 못하고 아내몰래 주점에 가는걸 보면..
한숨
 220.85.X.186 답변 삭제
저도 비슷한 상황에 이리저리 검색만하다가 여기 왔는데..
참 먹먹하네요..전 아직 아는체는 안한상황..
인생 힘드네요..
상처난가슴
 124.248.X.94 답변
남자 절대 믿지 마세요..  저는 동남아에 살고 있는데 말도 안통하는 메이드 나 기사랑 수다 떨다 보면
한국남자들 얘기 다 합니다.  진짜 괞찬다고 생각하는 가정적이고 성인군자 같다는 저도 알고 있는 한국남자들
여러명이 입에 오르내리더라고요...  지금은 한국에 컴백했다는 여러명의 명단이.  가라오께 갔다고 호텔들렸다가 집에 들어가는 더러운 남자들. 못사는 동남아의 어린처자들의 성을 싸게 살 수 있는 무슨 대박 기회를 잡은 것처럼 부인을 배신하고 수차례 죄를 짓는 한국 남자들 언젠가 다 그 죄가 자식에게 돌아 갈 겁니다... 손바닥을 하늘을 가려봤자 아는 사람은 다 알겁니다....  특히 혼자 동남아 출장오는 사람은 절대 믿어서는 안됩니다.  출장팀들 거의 자기 호텔방으로 18세~  등  20세도 안된 어린 여자들의 성을 싼 값에 갈취합니다.
글들은 그녀들이 불쌍해서 먹고 살라고 도와준거라고 하겠지만요....  저의 남편도 이쁘지도 않은 여자들을 안고 싶냐며 부인하지만 저는 믿지는 않읍니다..  저도 이런 불결한 세상은 이제서야 눈을 뜹니다.
상처난가슴
 124.248.X.94 답변
저랑도 친한 부인들이지만 저는 절대 얘기 안합니다.  할 수 없어요.... 가정이 파탄 날테니까
모르고 사는 것이 천국인것을 저도 이제서야 알았으니까요....  남편이 자기 유흥업소녀의 경력을
고백받는 순간 저도 지옥입니다. 고백듣고 다음날 수면제 집에 있는것 다 털어 먹고 "잘있어"라는
문자메세지 달랑 남기고 정신을 잃었는데 다음날 위세척 받고 살았네요...  진짜 살고 싶지 않읍니다.
수면제 1,000알 먹어도 안죽으니 헛된 고생말라는 남자의자의 말한마디... 씁씁합니다.
밤새도록 울며 간호한 천사같은 남편 힘들게 말라는 같은 여자인 간호사의 한마디....  울고 싶은데
눈물도 안남니다.  가슴만 울어요...  소리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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